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안드레를 부르시는 장면에는, 헬라어 성경에서 단 두 번만 사용되는 단어가 나옵니다. 마태복음 4장 18절과 마가복음 1장 16절로, 두 번 모두 같은 장면에 쓰였습니다. "그물"이라는 단어인데, 일반적으로 신약성경에는 그물에 대한 세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그 단어들을 정리하였습니다.
마태복음 4장 18절의 "그물"에 대한 헬라어의 의미
갈릴리 해변에 다니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 하는 시몬과 그의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니 그들은 어부라 (마태복음 4:18)
1. σαγήνη (sagēnē, 사게네) - 후릿그물, 큰 끌어당기는 그물
첫째, "싸게네"의 의미
사게네(σαγήνη)는 오늘날의 후릿그물과 유사한 형태의 매우 크고 긴 그물을 의미합니다. 이 그물은 보통 배 두 척이 양쪽 끝을 잡고 넓은 바다나 호수에서 물고기를 몰아 잡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때로는 해변에서 한쪽 끝을 잡고 다른 쪽 끝을 배로 끌어당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 번 그물을 던지면 많은 물고기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싸게네"의 성경적 의미와 비유
마태복음 13장 47-48절의 천국 비유에서 사게네가 사용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이 비유에서 그물은 세상에 복음이 전파되어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모으는 것을 상징합니다. 좋은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를 가리지 않고 모두 끌어올리는 사게네의 특징은 마지막 심판 때 의인과 악인이 분리될 것을 암시합니다. 마치 큰 그물이 다양한 물고기를 모으듯이, 천국은 다양한 배경과 성품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비유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는 차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으며, 마지막에는 분명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2. ἀμφίβληστρον (amphiblēstron, 암피블레스트론) - 던지는 그물, 투망
첫째, "암피블레스트론"의 의미
암피블레스트론(ἀμφίβληστρον)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투망과 비슷한 형태의 그물입니다. 이 그물은 비교적 작고 원형 또는 반원형으로 생겼으며, 가장자리에 납덩이 등의 무게추가 달려 있습니다. 어부는 물고기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이 그물을 힘껏 던져 넓게 펼쳐 물고기를 덮어 잡았습니다. 이 방식은 비교적 얕은 물이나 가까운 거리에서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이 사용하기에 적합했습니다.
둘째, 성경적 의미와 제자들의 소명
마태복음 4장 18절과 마가복음 1장 16절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안드레를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은 암피블레스트론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예수님의 제자 부르심의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투망은 개인적인 기술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어업 방식입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어부들을 부르시며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복음 전파가 개인적인 헌신과 노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역임을 시사합니다. 던지는 그물처럼, 복음은 특정한 개인이나 그룹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그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끄는 역할을 합니다.
3. δίκτυον (diktyon, 딕티온) - 일반적인 그물
첫째, "딕티온"의 의미
딕티온(δίκτυον)은 가장 일반적인 의미의 "그물"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문맥에 따라 사게네나 암피블레스트론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가복음 5장 2절에서 어부들이 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는 장면에서 사용된 "그물"은 특정한 종류의 그물을 지칭하기보다는 어업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도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성경적 의미와 다양한 용례
딕티온은 신약성경 여러 곳에서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사용됩니다. 물고기를 잡는 도구로서뿐만 아니라, 때로는 비유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이나 유혹에 얽매이는 것을 그물에 걸린 것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딕티온은 그 자체로는 특정한 종류의 그물을 가리키지 않지만, 성경의 다양한 이야기와 가르침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어입니다.
4. 기타 사항들
신약성경에서 사용된 이러한 다양한 어업 도구들을 이해하는 것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비유와 가르침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예수님은 당시 사람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던 어업 방식을 통해 천국 복음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큰 후릿그물(사게네)은 하나님의 나라가 모든 민족과 백성을 포괄하는 보편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반면, 던지는 그물(암피블레스트론)은 개인적인 전도와 제자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그물(딕티온)은 어업이라는 일상적인 활동이 하나님의 나라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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